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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구경(곽예)

조회 수 19057 추천 수 0 2012.07.14 09:40:46

연꽃 구경(賞蓮)

-곽예(郭預,1232-1286)-

賞蓮三度到三池(상련삼도도삼지) 세 번이나 연꽃 보러 삼지를 찾으니

翠蓋紅粧似舊時(취개홍장사구시) 푸른 잎 붉은 꽃은 예전과 다름없네.

唯有看花玉堂客(유유간화옥당객) 오직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風情不減빈如絲(풍정불감빈여사) 마음은 그대론데 머리털만 희어졌구려.

빈(살적빈)

<어귀 풀이>

賞(완상할 상, 즐길 상), 度(번<회수> 도) 翠(비취색 취) 蓋(덮개 개)

翠蓋(취개 : 푸른 연잎) 紅(붉은꽃 홍) 粧(단장할 장)

紅粧(홍장 : 붉은꽃으로 단장함)

玉堂(옥당 : 고려 홍문관의 별칭, 홍문관의 부제학 이하

실무관원의 총칭)

風情(풍정 : 풍치, 모습) 減(덜 감)  (살쩍<귀 앞에 난 흰머리>빈)

  絲(빈사 : 귀 앞에 하얗게 난 머리)

<삼도헌과 함께 감상하기>

여름 더위가 한창인 이즈음이면 연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는 철이지요. 저는 꽃 가운데 연꽃을 제일 좋아해서 가끔 경북청도 유등리나 무안의 백련을 완상하러 가지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저처럼 연꽃을 좋아한 고려시대 곽예란 사람이 읊조린 <연꽃구경> 이란 한시가 생각납니다.

그는 문장에 출중해서 일찍부터 명성을 얻었지요. 임금의 명을 받아

중요한 문서를 다듬는 한림원에 있을 때 당시 도읍이었던 개성의 용화원

숭교사란 절의 연못에는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하곤 하였지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우산 하나 달랑 들고

맨발로 연못으로 걸어가 꽃구경에 넋을 잃기 일쑤였지요.

그가 이 시를 지었을 때 몇 년 전에 보았던 연꽃은 그 해에도 변함

없이 파아란 큰 잎새에 수줍은 듯 붉은 꽃을 피워 올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신의 모습은 어느새 귀 앞머리가 허옇게 변하고 있으니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고 읊조렸지요.

중국사람 가운데 연꽃을 좋아한 사람도 있었지요.

송나라 때 유학자인 주돈이는 특히 연꽃을 좋아해서 <애련설>이란 유명한 문장을 지었지요.

"연꽃은 진흙에서 나왔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맑은 물결에 씻기어도 요염하지가 않다. 속은 비었고 겉은 곧다. 넝쿨도, 가지도 치지 않는다.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

꼿꼿하고 깨끗하게 심어져 있다.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업신여겨

함부로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홀로 연꽃을 좋아한다"라고 노래했지요.

그 뒤로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지요.

위의 글 가운데 '향원익청(香遠益淸 :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이라는 말이 있지요.

문인화의 연꽃화제로도 많이 사용되는 글귀이지요.

연꽃은 멀리 있어도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은은한 향기를 풍기기에

더욱 맑고 고귀한 꽃 중의 꽃인 거지요.

또 연꽃은 한 줄기에서 하나의 꽃만을 피우지요.

가지치거나 넝쿨쳐서 복잡하거나 지저분하지 않은 속성을 가진 식물이지요.

우리도 이와 같은 연꽃이 지닌 속성을 보면서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면 좋겠지요.

진흙 속에 자라지만 맑은 꽃을 피우면서 고고한 자태를 지닌 연꽃처럼.

<지은이 소개>

곽예는 고려 후기의 문신. 본관은 청주. 초명은 왕부(王府).

자는 선갑(先甲). 1255년(고종 42)에 급제하여 전주사록(全州司錄)에

임명되었지요.

원나라에 성절(聖節)을 하례하고 돌아오던 도중에 55세로 죽었지요.

문장 잘 짓고 서법(書法)에도 능해 독특한 서체를 이루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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